연지부터 시지까지 子가 맡는 일과 자수 지장간

출생증명서에 밤 11시 40분이라고 적힌 아이를 두고, 부모가 서로 다른 두 곳에서 사주를 받아 왔다고 가정해 봅니다. 두 곳 모두 자시(子時)라고 했는데 일주가 한쪽은 을(乙)일, 다른 쪽은 병(丙)일로 하루 어긋납니다. 부모는 어느 쪽이 틀렸는지 묻지만, 두 곳이 모두 계산을 잘못한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같은 밤을 어느 날로 세었느냐가 원인입니다. 자수 지장간을 묻기 전에 子라는 한 글자가 연·월·일·시 네 자리에서 각각 무엇을 건드리는지부터 나눠 보면 이런 혼란이 어디서 생기는지 보입니다.

쥐띠 해는 입춘에 시작합니다

子가 연지에 앉으면 쥐띠 해입니다. 대백과사전의 쥐띠 항목은 쥐띠를 12띠의 첫째로 두고 자년에 태어난 사람의 띠라고 설명합니다. 사주에서 연주가 바뀌는 날은 설날이 아니라 입춘입니다. 대백과사전의 사주 항목이 드는 예로, 1920년은 경신년이지만 그 입춘은 음력으로 전해 12월 16일에 들었고 그날부터 새해의 간지로 읽습니다. 음력 12월 16일은 설날인 음력 1월 1일보다 보름 안팎 앞서므로, 설을 쇠기도 전에 연주가 먼저 바뀐 셈입니다. 이 예에서 음력 1919년 12월 16일생은 기미년 정축월이 아니라 경신년 무인월로 읽으니 연주와 월주가 한꺼번에 바뀝니다. 설을 쇠었더라도 입춘 전이면 묵은해의 간지로 연주를 세웁니다.

사주 항목은 반대 경우도 적습니다. 해가 바뀌었어도 입춘이 지나지 않았으면 묵은해의 태세와 월건으로 사주를 내며, 이런 어긋남은 윤달이 든 전후의 해에서 흔히 일어난다고 덧붙입니다. 그래서 1~2월에 태어난 사람의 띠는 달력 날짜만으로 단정하지 않고 그해 입춘이 든 날과 대조해야 합니다.

그러니 子년생이라는 말은 달력의 해가 아니라 입춘을 기준으로 따져야 정확합니다. 쥐띠 해는 12년마다 오지만 해의 간지는 갑자, 병자, 무자, 경자, 임자로 달라지며, 같은 해가 다시 돌아오는 데는 60년이 걸립니다. 연지의 子가 알려 주는 것은 이 정도입니다. 성격이나 운세를 띠에서 곧바로 끌어내는 설명은 이 단계에서 나올 수 없습니다.

월지의 子는 겨울 한가운데 달입니다

월주는 달력의 1일이 아니라 절기가 시작되는 때에 바뀝니다. 같은 사주 항목의 설명이므로 子월생이라는 판정도 날짜가 아니라 절기를 기준으로 합니다. 쥐띠 항목은 子를 달로는 겨울 11월, 절기로는 대설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배당하고 방위로는 정북, 오행으로는 수, 음양으로는 양에 둡니다. 그래서 월지에 子가 있는 명식은 계절 서열에서 수가 왕인 자리에서 출발한다고 읽습니다.

월주의 천간은 연주의 천간이 정합니다. 사주 항목의 월두법 표를 같은 규칙으로 끝까지 밀어 보면 子월의 월주는 연간에 따라 병자, 무자, 경자, 임자, 갑자 다섯 가운데 하나가 됩니다. 일지의 子, 시지의 子와 마찬가지로 월지의 子도 천간 다섯 가지와 짝을 이루는 셈입니다.

숨은 천간은 하나일까, 둘일까

지지 속에 숨은 천간을 지장간이라 하는데, 子의 지장간은 자료마다 다릅니다. 『연해자평』의 지지장둔가는 ‘子宮癸水在其中’이라 노래해 癸 하나만 적습니다. 그런데 같은 책의 절기 분일표는 대설 뒤 7일을 壬水가 맡고 동지부터는 癸水가 맡는다고 적어(大雪七日壬水管 冬至癸水更潺汪) 노래와 달리 壬이 들어갑니다. 『삼명통회』의 인원사사 편도 子월 가운데 壬이 7일, 癸가 23일 동안 일을 맡는다고 나눕니다. 갈림은 책과 책 사이가 아니라 정기만 적는 노래와 날수로 나누는 분일표 사이에 있습니다.

학파와 자료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 사실이며, 이 글은 壬이 7일을 맡는 분일표와 『삼명통회』의 배분을 따랐습니다. 癸는 어느 자료에서나 들어 있으므로 갈리는 것은 壬이 들어가느냐 하나입니다. 壬이 일을 맡는 7일 동안에는 壬을 읽는 풀이와 癸만 읽는 풀이가 서로 다른 글자를 가리키므로, 두 값을 나란히 적어 두고 해석 단계에서 어느 쪽을 쓰는지 밝히는 것이 단정을 피하는 방식입니다.

일지의 子는 다섯 일주 가운데 하나입니다

일주는 만세력의 일진을 그대로 씁니다. 사주 항목은 일주가 연도나 절기와 무관한 고유의 일진을 가진다고 설명합니다. 육십갑자는 양의 천간은 양의 지지와, 음의 천간은 음의 지지와 짝을 이루어 예순 개가 되고 쥐띠 항목이 子의 음양을 양으로 배당하므로, 지지가 子인 일주는 갑자, 병자, 무자, 경자, 임자 다섯 개뿐입니다. 일지가 子라는 말은 일간이 갑·병·무·경·임 중 하나로 정해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뽑아 낸 일주에서 일지가 子인데 일간이 을이나 정 같은 음의 천간으로 나왔다면 입력이나 계산이 어긋난 것이라는 점검 기준으로도 쓸 수 있습니다.

일지에 子가 앉으면 명식의 다른 지지와 맺는 관계도 子를 중심으로 읽게 됩니다. 민속대백과사전의 궁합 항목은 쥐띠와 소띠(子-丑)를 육합으로, 쥐띠와 말띠(子-午)를 육충으로, 쥐띠와 양띠(子-未)를 원진으로 소개합니다. 이 목록이 놓인 자리는 혼인 궁합이어서 한 사람의 명식 안에 같은 쌍이 있다는 말과는 쓰임이 다릅니다. 이 글은 관계의 이름만 적고 좋고 나쁨은 붙이지 않습니다.

날짜 경계를 걸친 시각, 자시

쥐띠 항목에 따르면 자시는 오후 11시부터 오전 1시까지입니다. 열두 시각 가운데 날짜 경계를 걸치는 것은 자시뿐이어서, 다른 시각의 경계 차이는 시주 한 글자의 문제에 그치지만 자시의 경계 차이는 일주까지 바꿉니다. 사주 항목은 이를 야자시(夜子時, 23시에서 0시)와 정자시(正子時 또는 朝子時, 0시에서 1시)로 나누어 거기에 따라 일주를 달리 세우기도 한다고 설명하고, 서울의 경우 0시 32분 47초를 새날의 분기점으로 잡기도 한다고 덧붙입니다. 시주는 하루를 12시각으로 쪼갠 것이어서 자시도 한 시간이 아니라 두 시간짜리 구간입니다.

23시부터 1시까지 자시의 기준을 시작 시각 순으로 늘어놓은 도해. 자시 시작, 야자시, 30분 늦춘 표기, 정자시, 서울의 분기점, 자시 끝
자시의 시각 기준을 시작 시각 순으로 놓았다. 23:30~01:30 표기만 경도 차이를 보정하는 관행이고, 나머지는 대백과사전 설명이다.

서울의 분기점이 0시 32분 47초로 따로 적힌 것은 위치에 따라 시각이 달라지기 때문이고, 이 경도 차이를 30분 안팎으로 보아 자시를 23시 30분부터 1시 30분까지로 적는 관행도 있습니다. 자시를 언제부터로 보느냐는 학설과 관행에 따라 다르며, 이 글은 대백과사전을 따라 23시부터 1시까지를 자시로 두고 야자시와 정자시를 나눠 서술했습니다. 경도 차이를 시각으로 옮기는 계산은 사주 볼 때 태어난 시간이 필요한 이유에 맡깁니다.

시주의 천간은 일주의 천간이 정합니다. 사주 항목의 시두법 표를 子시만 골라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일간자시의 시주
갑, 기갑자
을, 경병자
병, 신무자
정, 임경자
무, 계임자

원 표에서 병·신 줄의 신이 申으로 인쇄된 것은 辛의 오기로 보고 바로잡아 옮겼습니다.

첫머리의 두 일주가 갈린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밤 11시 40분은 야자시 구간이라, 이 시각을 그날 밤으로 세면 일주가 乙일이고 새날의 시작으로 세면 丙일이 됩니다. 일주 천간이 달라지면 위 표에 따라 자시의 시주도 병자와 무자로 갈립니다. 야자시에서 시주 천간을 어느 날의 일간으로 잡는지는 풀이마다 다를 수 있어, 이 글은 시두법 표를 일주 천간에 그대로 적용하고 어느 쪽이 맞는지는 판정하지 않습니다. 먼저 확인할 것은 그 풀이가 야자시를 어떤 규칙으로 처리했는지 밝혀 두었느냐입니다. 열두 지지 전체가 열 천간과 어떻게 짝을 이루는지는 천간 10자, 지지 12자에서 이어집니다.

연주·월주·일주·시주 어디에 앉아도 子가 만드는 간지는 갑자·병자·무자·경자·임자 다섯으로 같고, 그 천간을 정하는 기준만 해, 연간, 일진, 일간으로 갈립니다. 그래서 子가 나온 명식을 만나면 먼저 어느 자리의 子인지 정해야 합니다. 연지라면 입춘을, 월지라면 절기와 지장간 학설을, 일지라면 일간이 다섯 중 무엇인지를, 시지라면 자시의 경계와 일주 처리 방식을 각각 확인합니다. 같은 글자가 네 자리에서 묻는 질문이 이렇게 다릅니다.

연지, 월지, 일지, 시지에 앉은 자가 각각 입춘, 지장간, 다섯 일주, 자시 경계를 묻는다는 네 칸 도해
본문에서 확인한 네 자리별 질문.

띠는 연지 한 글자일 뿐입니다

쥐띠라는 말은 子가 연지에 앉았다는 사실 하나를 줄인 이름입니다. 대백과사전 쥐띠 항목도 쥐띠 생의 성격을 적어 두었지만, 이는 연지 한 글자에 붙은 민속 풀이이고 같은 사람의 월지와 일지, 시지를 비롯한 나머지 일곱 글자는 반영하지 않습니다. 子를 읽으려면 네 자리 가운데 어디에 앉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조성환 — 서울에서 태어난 산업디자이너로, 점술을 운영·편집합니다. 사주·명리 개념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민속대백과사전, 한국천문연구원 자료 같은 공개 출처와 대조해 정리합니다. 子 지장간은 위키문헌 『연해자평』의 노래·분일표와 『삼명통회』 인원사사 편을 나란히 놓고 맞춰 보았고, 자시의 범위와 시두법 표는 2026년 10월 15일 대백과사전 항목에서 다시 읽었습니다. 틀린 곳이나 궁금한 점은 4ddesigner@naver.com 으로 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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