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간 10자, 지지 12자 — 사주를 이루는 22글자 사전

사주 이야기는 어렵게 들리지만, 그 판을 이루는 재료는 뜻밖에도 단출합니다. 하늘의 글자 열 개인 천간과 땅의 글자 열두 개인 지지, 합해서 스물두 글자가 전부입니다. 여덟 글자든 육십갑자든 대운이든, 결국 이 스물두 글자를 다시 배열하고 짝지은 결과일 뿐입니다. 앞서 정리한 사주 용어 사전이 사주라는 분야의 어휘를 한 바퀴 훑은 첫걸음이었다면, 이 글은 그중 가장 밑바닥에 놓인 스물두 글자만 따로 떼어 한 자씩 펼쳐 놓은 심화판입니다. 처음부터 읽으셔도 좋고, 다른 글을 읽다 낯선 글자를 만날 때마다 목차에서 그 글자만 눌러 찾아보셔도 좋습니다.

이 사전에서 찾아볼 스물두 글자

천간 10자 · · · · · · · · ·

지지 12자 · · · · · · · · · · ·

구조 이해지지가 품은 시간과 계절 · 22글자가 60이 되는 이유 · 천간과 지지의 차이

스물두 글자는 어떤 자리에 놓이는가

사주는 태어난 연·월·일·시를 네 개의 기둥으로 세우고, 기둥마다 위아래 두 글자씩을 배정해 만듭니다. 이때 윗자리에 오는 글자가 천간, 아랫자리에 오는 글자가 지지입니다. 윗자리에 올 수 있는 후보가 열 개, 아랫자리에 올 수 있는 후보가 열두 개뿐이라, 사주에 등장하는 글자의 종류는 언제나 이 스물두 개 안에서 결정됩니다. 생년월일시를 이 글자들로 옮기는 계산 과정은 사주는 어떻게 계산되나에서 단계별로 다뤘습니다.

스물두 글자는 각각 오행(목·화·토·금·수)과 음양(陽·陰) 두 가지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글자를 읽는다는 것은 사실상 어떤 오행이 어떤 음양의 얼굴로 그 자리에 앉았는가를 읽는 일에 가깝습니다. 아래에서는 천간 열 글자를 먼저, 지지 열두 글자를 그다음에 하나씩 펼치겠습니다.

천간 10자 — 하늘의 글자 열 개

천간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순으로 이어지는 열 글자입니다. 배열에는 규칙이 있습니다. 홀수 번째인 갑·병·무·경·임이 양, 짝수 번째인 을·정·기·신·계가 음이고, 오행은 목·목 → 화·화 → 토·토 → 금·금 → 수·수 순으로 두 글자씩 짝을 지어 흐릅니다. 즉 같은 오행을 양과 음이 한 쌍으로 나눠 갖는 구조입니다. 아래 열 글자에 붙은 전통적인 비유는 성질을 기억하기 위한 오래된 장치이지, 사람의 성격을 규정하는 판정이 아니라는 점을 먼저 밝혀 둡니다.

갑 (甲) 양의 목(木) · 천간의 첫 글자

전통적으로 곧게 자라 오르는 큰 나무, 집의 기둥으로 쓰이는 동량목에 비유해 온 글자입니다. 옆으로 번지기보다 위로 뻗는 모양에서 시작하고 나아가는 기운을 읽는 관점이 일반적입니다. 열 글자의 출발점이라 육십갑자도 갑자(甲子)에서 시작합니다.

미니 예시 · “갑목 일간이시네요”라는 말은 태어난 날의 윗글자가 갑(甲)이라는 뜻입니다.

을 (乙) 음의 목(木)

같은 목이지만 큰 나무가 아니라 화초와 덩굴에 비유되는 글자입니다. 곧게 서기보다 무언가를 감아 오르며 자라는 모양이라, 유연함과 적응이라는 결로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갑과 을을 함께 놓고 보면 같은 오행이 양·음으로 어떻게 갈라지는지가 가장 선명하게 보입니다.

미니 예시 · 갑과 을은 오행이 같으므로, 사주에 둘 다 있으면 목의 기운이 두 몫으로 계산됩니다.

병 (丙) 양의 화(火)

태양에 비유되는 글자로, 가리지 않고 두루 비추는 빛의 성질을 지닌 것으로 봅니다. 감추기보다 드러나고 퍼지는 방향이라, 표현과 확산의 이미지로 설명되곤 합니다. 밝음이 사방에 고르게 미친다는 점이 다음 글자인 정(丁)과 갈리는 지점입니다.

미니 예시 · 2026년 병오(丙午)년의 앞 글자가 바로 이 병입니다. 그래서 ‘붉은 말의 해’라 불립니다.

정 (丁) 음의 화(火)

등불과 촛불, 화롯불처럼 좁은 범위를 깊게 밝히는 불에 비유합니다. 태양처럼 온 세상을 비추지는 못해도 어두운 방 하나는 확실히 밝히는 불이라는 설명이 흔히 따라붙습니다. 그래서 집중과 온기라는 결로 읽는 관점이 많습니다.

미니 예시 · 일간이 정화(丁火)라면 자기 자신을 나타내는 글자가 이 등불이 됩니다. 일간이 무엇인지는 일간이란 무엇인가에서 따로 다룹니다.

무 (戊) 양의 토(土)

산과 대지에 비유되는 글자입니다. 흙 가운데서도 움직이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쪽이라, 중심을 잡고 버티는 성질로 설명됩니다. 오행에서 토가 다른 네 기운 사이를 중재하는 자리에 놓이는 만큼, 무는 그 중재를 넓고 두껍게 해내는 글자로 읽힙니다.

미니 예시 · 천간 열 글자의 한가운데인 다섯 번째 자리에 무가 놓입니다. 순서 자체가 ‘가운데’를 말해 주는 셈입니다.

기 (己) 음의 토(土)

같은 흙이지만 산이 아니라 밭흙, 정원의 흙에 해당하는 글자입니다. 무언가를 떠받치기보다 씨앗을 받아 길러 내는 쪽이라, 수용과 양육의 이미지로 설명됩니다. 무가 ‘자리를 지키는 흙’이라면 기는 ‘무언가를 키워 내는 흙’이라고 대비해 기억하면 편합니다.

미니 예시 · 흔히 쓰는 ‘기미년’의 기가 이 글자입니다. 앞 글자가 천간, 뒤 글자가 지지라는 조합 규칙은 어느 해 이름에나 똑같이 적용됩니다.

경 (庚) 양의 금(金)

아직 벼려지지 않은 원석이나 무쇠, 도끼 같은 연장에 비유되는 글자입니다. 다듬어지기 전의 단단함이라 거칠지만 힘이 있고, 자르고 정리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고 설명됩니다. 금은 계절로 치면 거두어들이는 가을에 배정되는 오행입니다.

미니 예시 · 경(庚)과 아래의 신(辛)은 같은 금이지만, 원석과 세공품만큼 결이 다른 글자로 봅니다.

신 (辛) 음의 금(金)

이미 다듬어진 보석과 귀금속, 정교한 칼날에 비유합니다. 크기로 힘을 내는 글자가 아니라 정밀함과 예리함으로 구실하는 글자라는 것이 전통적인 설명입니다. 지지에도 발음이 같은 신(申)이 있어 헷갈리기 쉬우니, 한자를 함께 적어 두면 혼동이 줄어듭니다.

미니 예시 · 천간의 신은 辛, 지지의 신은 申입니다. 같은 ‘신’이라도 위에 있으면 금속, 아래에 있으면 원숭이띠의 글자입니다.

임 (壬) 양의 수(水)

바다와 큰 강처럼 크게 흐르는 물에 비유되는 글자입니다. 고여 있기보다 움직이고, 이것저것을 품은 채 흘러간다는 점에서 포용과 흐름의 이미지로 설명됩니다. 물은 오행에서 축적과 지혜를 맡는 자리로 놓입니다.

미니 예시 · 사주에 임(壬)과 계(癸)가 하나도 없다면 수의 기운이 비어 있는 구성으로 읽습니다. 이런 빈자리를 읽는 방법은 오행 균형 읽는 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계 (癸) 음의 수(水) · 천간의 마지막 글자

이슬과 빗물, 안개처럼 작고 스며드는 물에 비유합니다. 큰 소리 없이 안으로 배어드는 성질이라 섬세함과 침투의 결로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열 번째 글자이므로 계로 한 바퀴가 끝나고, 그다음에는 다시 갑으로 돌아갑니다.

미니 예시 · 육십갑자의 마지막 조합인 계해(癸亥)는 천간의 끝 글자와 지지의 끝 글자가 만난 자리입니다.

천간 열 글자인 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를 음양·오행·전통 상징 세 항목으로 나누어 한 표에 정리한 도해
천간 열 글자. 오행이 두 글자씩 양·음으로 짝을 이루며 흐릅니다.

지지 12자 — 땅의 글자 열두 개

지지는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열두 글자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열두 띠가 바로 이 글자들에서 나왔습니다. 지지가 천간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글자 하나가 띠와 계절과 시각을 한꺼번에 짊어진다는 것입니다. 아래에서는 각 글자에 배정된 띠·오행·계절·시간대를 함께 적었습니다. 시각은 뒤에서 설명할 30분 보정을 적용한 값입니다.

자 (子) 쥐 · 수(水) · 한겨울 · 23:30~01:30

열두 글자의 첫머리에 놓이는 글자로, 계절로는 겨울의 한가운데, 하루로는 자정을 품은 시간대에 해당합니다. 가장 어둡고 고요한 자리에서 한 바퀴가 새로 시작된다는 점이 이 글자를 이해하는 열쇠입니다. 밤 열한 시 반부터 새벽 한 시 반까지를 자시(子時)라고 부릅니다.

미니 예시 · 자정 전후에 태어난 경우 날짜 경계가 걸려 시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 출생 시각 확인이 특히 중요해집니다.

축 (丑) 소 · 토(土) · 겨울 끝 · 01:30~03:30

겨울의 마지막 달을 맡는 글자이자, 새벽 두 시 무렵의 가장 깊은 밤에 해당합니다. 오행은 토인데, 겨울이 끝나고 봄으로 넘어가기 직전의 얼어 있는 흙으로 설명되곤 합니다. 계절과 계절 사이를 잇는 네 글자 가운데 하나입니다.

미니 예시 · 자(子)와 축(丑)은 서로 끌어당기는 육합의 짝으로 봅니다. 겨울의 첫 글자와 끝 글자가 손을 잡는 셈입니다.

인 (寅) 호랑이 · 목(木) · 봄의 첫 달 · 03:30~05:30

봄이 시작되는 달을 맡는 글자로, 절기로는 입춘부터 이 자리가 열립니다. 명리에서 한 해의 시작을 양력 1월 1일이 아니라 입춘으로 보는 관행이 여기서 나옵니다. 하루로는 아직 어둡지만 곧 밝아 오는 새벽 네 시 무렵입니다.

미니 예시 · 그래서 1월 하순에 태어난 사람은 자료에 따라 앞 해의 띠로 계산되기도 합니다.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의 문제입니다.

묘 (卯) 토끼 · 목(木) · 봄 한가운데 · 05:30~07:30

봄이 가장 무르익는 달이자 해가 떠오르는 아침 시간대입니다. 인(寅)과 함께 목의 기운을 담당하는데, 인이 막 움트는 쪽이라면 묘는 이미 자라나 퍼지는 쪽으로 설명됩니다. 열두 글자 가운데 목이 이 둘뿐이라, 사주에서 목의 계절감은 대개 이 자리에서 판단합니다.

미니 예시 · 묘(卯)와 유(酉)는 정반대에 놓여 서로 부딪치는 충(沖)의 짝입니다.

진 (辰) 용 · 토(土) · 봄 끝 · 07:30~09:30

봄의 마지막 달을 맡으며, 오행은 목이 아니라 토입니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를 담당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열두 글자 가운데 유일하게 실재하지 않는 동물이 배정된 글자이기도 합니다.

미니 예시 · 진·미·술·축 네 글자가 모두 토인 이유는 계절과 계절의 이음매를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 (巳) 뱀 · 화(火) · 여름의 첫 달 · 09:30~11:30

여름이 시작되는 달이자 해가 제법 높이 오른 오전 시간대입니다. 오행은 화로, 아직 정점은 아니지만 열기가 본격적으로 올라오는 자리로 설명됩니다. 뒤에서 다시 말씀드리겠지만 이 글자의 음양은 유파에 따라 다르게 다루기도 합니다.

미니 예시 · 사·오·미 세 글자가 나란히 여름을 이룹니다. 계절은 이렇게 세 글자씩 묶입니다.

오 (午) 말 · 화(火) · 한여름 · 11:30~13:30

여름의 한가운데이자 하루의 정오를 품은 글자입니다. ‘정오(正午)’라는 말 자체가 이 글자에서 왔습니다. 자(子)가 가장 어둡고 찬 자리라면 오(午)는 가장 밝고 뜨거운 자리라, 두 글자는 열두 지지의 양 끝처럼 마주 봅니다.

미니 예시 · 2026년 병오년의 뒤 글자가 이 오(午)입니다. 그래서 말띠 해가 됩니다.

미 (未) 양 · 토(土) · 여름 끝 · 13:30~15:30

여름의 마지막 달을 맡는 글자로, 오행은 토입니다. 가장 더운 시기의 끝자락이자 가을로 넘어가기 전의 마른 흙으로 설명되곤 합니다. 하루로는 오후의 나른한 시간대에 해당합니다.

미니 예시 · 지지의 미(未)는 양띠의 글자입니다. 천간의 신(辛)이 금속이듯, 같은 소리라도 자리에 따라 뜻이 다릅니다.

신 (申) 원숭이 · 금(金) · 가을의 첫 달 · 15:30~17:30

가을이 시작되는 달이며, 오행은 거두어들이는 금입니다. 여름의 열기가 한풀 꺾이고 결실 쪽으로 방향이 바뀌는 자리로 설명됩니다. 하루로는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 오후 네 시 무렵입니다.

미니 예시 · 사주 풀이 글에서 ‘신’이 나오면 한자를 확인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辛이면 천간, 申이면 지지입니다.

유 (酉) 닭 · 금(金) · 가을 한가운데 · 17:30~19:30

가을이 가장 깊어지는 달이자 해가 저무는 저녁 시간대입니다. 신(申)과 함께 금의 기운을 맡는데, 신이 거두기 시작하는 쪽이라면 유는 다 거두어 정리하는 쪽으로 설명됩니다. 아침의 묘(卯)와 정확히 반대편에 놓입니다.

미니 예시 · 해 뜰 무렵이 묘, 해 질 무렵이 유입니다. 하루의 두 경계가 마주 보는 짝을 이룹니다.

술 (戌) 개 · 토(土) · 가을 끝 · 19:30~21:30

가을의 마지막 달을 맡는 글자로, 오행은 토입니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의 자리이며, 하루로는 해가 완전히 진 뒤의 저녁에 해당합니다. 거두어들인 것을 갈무리해 두는 시기로 설명되곤 합니다.

미니 예시 · 진(辰)과 술(戌)은 봄 끝과 가을 끝으로, 서로 마주 보는 충의 짝입니다.

해 (亥) 돼지 · 수(水) · 겨울의 첫 달 · 21:30~23:30

겨울이 시작되는 달이자 지지의 마지막 글자입니다. 오행은 수이며, 하루로는 잠자리에 드는 밤 열 시 무렵에 해당합니다. 이 글자가 끝나면 다시 자(子)로 돌아가 한 바퀴가 새로 시작됩니다.

미니 예시 · 해·자·축 세 글자가 겨울을 이룹니다. 열두 글자를 셋씩 묶으면 네 계절이 정확히 맞아떨어집니다.

지지 열두 글자인 자 축 인 묘 진 사 오 미 신 유 술 해를 띠·오행·계절·시각 네 항목으로 나누어 한 표에 정리한 도해
지지 열두 글자. 한 글자가 띠와 계절과 시각을 함께 짊어집니다.

지지가 품은 시간과 계절

지지 열두 글자를 계절로 묶으면 인묘진이 봄, 사오미가 여름, 신유술이 가을, 해자축이 겨울입니다. 셋씩 네 묶음, 정확히 열두 개입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각 계절의 마지막 자리에 놓인 진·미·술·축이 모두 토(土)라는 점입니다. 봄의 목이 여름의 화로, 여름의 화가 가을의 금으로 바로 건너뛰지 않고 그사이에 흙이 한 칸씩 놓여 있는 구조입니다. 전통 이론은 이 네 글자를 계절과 계절을 잇는 환절기의 자리로 설명하며, 사고지(四庫地)라 부르기도 합니다.

시간 쪽은 조금 더 조심스럽습니다. 하루 24시간을 열둘로 나누면 한 글자가 두 시간씩을 맡게 되는데, 문제는 그 두 시간을 어디서 끊느냐입니다. 원래 이 체계는 해가 남중하는 순간을 정오로 삼는 태양시를 전제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한국이 쓰는 표준시는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하고, 우리나라 국토는 그보다 서쪽에 있어 실제 태양시와 대략 30분가량 어긋납니다. 그래서 자시를 23:00~01:00이 아니라 23:30~01:30으로 잡아 보정하는 방식이 널리 쓰입니다. 위의 표와 정의 블록에 적은 시각은 모두 이 30분 보정을 적용한 값입니다.

다만 이 보정을 적용할지 말지는 유파와 계산 프로그램마다 갈립니다. 보정 없이 정각 기준으로 끊는 곳도 있고, 태어난 지역의 경도까지 따져 더 세밀하게 조정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래서 경계 시각 가까이에 태어난 분은 자료마다 시주가 다르게 나올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옳다고 고정된 판정을 내리기보다, 자신이 보는 자료가 어떤 기준을 쓰는지 확인해 두는 편이 실용적입니다. 태어난 시각이 왜 이렇게까지 문제가 되는지는 사주 볼 때 태어난 시간까지 필요한 이유에서 따로 짚었습니다.

22글자가 120이 아니라 60이 되는 이유

천간이 열 개, 지지가 열두 개니 위아래로 짝지을 수 있는 조합은 산술적으로 120가지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쓰이는 조합은 그 절반인 60가지, 곧 육십갑자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양은 양끼리, 음은 음끼리만 짝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천간과 지지를 각각 첫 글자부터 순서대로 세워 보겠습니다. 갑(1)과 자(1)가 만나 갑자, 을(2)과 축(2)이 만나 을축, 병(3)과 인(3)이 만나 병인… 이런 식으로 홀수 번째는 홀수 번째와, 짝수 번째는 짝수 번째와만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갑축이나 을자처럼 홀수와 짝수가 섞인 조합은 육십갑자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가능한 조합은 10과 12의 최소공배수인 60가지로 정리되고, 예순한 번째에 다시 갑자로 돌아옵니다. 태어난 해의 간지가 한 바퀴 돌아 제자리에 오는 예순 해째를 기념하는 것이 바로 회갑(回甲)입니다.

숫자로 정리하면

☑︎ 천간 10자 + 지지 12자 = 사주에 등장하는 글자 22개

☑︎ 양간 5 × 양지 6 = 30 / 음간 5 × 음지 6 = 30 → 합해서 60

☑︎ 60가지 간지가 연·월·일·시에 각각 순환하며 배정됩니다

지지의 음양은 배열 순서로 가릅니다. 홀수 자리인 자·인·진·오·신·술을 양, 짝수 자리인 축·묘·사·미·유·해를 음으로 보는 것이 기본입니다. 다만 자(子)와 사(巳)에 대해서는 겉으로 드러난 자리(體)와 실제로 쓰이는 성질(用)이 갈린다고 보아, 실무에서 음으로 다루는 유파가 있습니다. 이 논쟁은 입문 단계에서 파고들 필요가 없는 대목이라, 여기서는 그런 차이가 있다는 사실만 기억해 두시면 충분합니다.

천간과 지지는 어떻게 다르게 읽히나

같은 스물두 글자지만 위에 놓이느냐 아래에 놓이느냐에 따라 읽는 결이 달라집니다. 전통적인 구분은 이렇습니다. 천간은 하늘의 기운, 드러난 지향, 겉으로 표현되는 방향을 나타냅니다. 열 글자뿐이고 계절이나 시각 같은 부수 정보를 지지 않아 상대적으로 성질이 단순합니다. 반면 지지는 땅의 기운, 계절과 시간, 현실이 놓인 자리를 나타냅니다. 띠와 달과 시각을 한꺼번에 짊어지고 있어 훨씬 무겁고 복잡합니다.

이 복잡함의 정체가 지장간(支藏干)입니다. 지지 한 글자 안에는 하나 이상의 천간이 숨어 들어 있다고 보는 개념으로, 예컨대 인(寅) 안에는 갑(甲)을 비롯한 여러 천간이 겹쳐 있다고 설명됩니다. 그래서 지지를 읽을 때는 겉에 보이는 오행만이 아니라 그 안에 감춰진 글자들까지 함께 살피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입니다. 지장간은 그 자체로 한 편을 따로 써야 할 만큼 갈래가 많은 주제라 여기서는 이름과 개념만 예고해 두겠습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지지가 천간보다 층이 두껍다는 감각만 챙겨 가셔도 충분합니다.

💡 스물두 글자는 외우는 목록이 아니라 찾아보는 목록입니다 — 명리를 업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면 이 글자들을 순서대로 암송할 이유는 없습니다. 실제로 필요한 순간은 자기 사주에 적힌 여덟 글자를 확인할 때, 그러니까 스물두 개 중 여덟 개를 찾아볼 때뿐입니다. 이 페이지를 북마크해 두고 그때그때 해당 글자만 눌러 보시면 됩니다. 사전은 통째로 읽으라고 있는 책이 아니니까요.

자주 묻는 질문

Q1. 천간과 지지 중 어느 쪽을 먼저 봐야 하나요?

순서에 정해진 규칙이 있지는 않지만, 대개는 태어난 날의 천간인 일간을 먼저 잡고 나머지를 그 기준에 비추어 읽습니다. 다만 계절의 기운을 알려면 태어난 달의 지지를 함께 봐야 하므로, 실무에서는 이 둘을 거의 동시에 확인합니다.

Q2. 시간표가 자료마다 30분씩 다른 이유가 뭔가요?

한국이 쓰는 표준시가 동경 135도 기준이라 실제 태양시와 약 30분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이 차이를 보정해 자시를 23:30부터 잡는 자료가 있고, 보정 없이 23:00부터 잡는 자료도 있습니다. 어느 한쪽이 표준으로 확정되어 있지는 않으니, 보시는 자료의 기준을 먼저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Q3. 띠는 1월 1일에 바뀌나요, 입춘에 바뀌나요?

일상에서는 설날이나 양력 1월 1일을 기준으로 띠를 말하지만, 명리에서 연주를 세울 때는 봄이 시작되는 입춘을 경계로 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1월과 2월 초에 태어난 분은 일상의 띠와 사주의 연지가 어긋날 수 있습니다. 두 기준이 다른 것이지 어느 한쪽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Q4. 자(子)와 사(巳)의 음양이 자료마다 다르게 나옵니다.

배열 순서로만 따지면 자는 양, 사는 음입니다. 그런데 이 두 글자는 겉에 드러난 자리와 안에 든 성질이 어긋난다고 보아, 실제 해석에서는 뒤집어 다루는 유파가 있습니다. 오래된 견해 차이라 한쪽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으니, 초심자 단계에서는 순서 기준을 기본으로 두고 넘어가시면 됩니다.

마치며 — 사전은 다시 펼치라고 있는 책입니다

사주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의 절반쯤은 낯선 글자 때문입니다. 갑을병정과 자축인묘가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십성이니 대운이니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문장은 읽히는데 뜻은 남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낯선 글자가 알고 보면 스물두 개뿐이고, 각각은 오행 다섯 가지와 음양 두 가지의 조합으로 정리된다는 것을 알고 나면 판이 갑자기 작아집니다.

이 글은 사주 용어 사전이 열네 개의 낱말로 그려 둔 지도의 한 칸을 확대한 심화판이자, 앞으로 이 블로그에서 천간과 지지가 언급될 때마다 돌아와 확인할 앵커 허브입니다. 용어 자체가 헷갈리면 앞의 사전으로, 글자 하나가 헷갈리면 이 페이지의 목차로 오시면 됩니다. 더 깊은 학술적 맥락이 필요하실 때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십간’, ‘십이지’, ‘육십갑자’ 항목을, 열두 띠가 민속에서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는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민속대백과사전을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덧붙이면, 이 스물두 글자 가운데 첫 지지인 자수(子水) 한 글자만 따로 떼어 자세히 살펴본 이야기는 자수(子水) 지지 — 한밤중에서 시작되는 첫 글자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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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전통 명리학 이론에 기반한 참고용입니다. 특정 결과를 보장하거나 전문적인 상담·조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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