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은 띠가 아니라 일간에 맞대어 읽는다

새해 운세를 띠로 본다는 말은 세운(歲運)을 절반도 설명하지 못합니다. 띠 운세가 맞대는 것은 그해의 지지 한 글자와 내가 태어난 해의 지지 한 글자뿐이지만, 세운은 그해의 간지 두 글자를 내 일간과 원국 전체에 대어 읽습니다. 같은 해를 살아도 사람마다 받는 문장이 다른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그해의 간지는 모두에게 같고, 읽히는 방식만 사람마다 다르다

사주 여덟 글자는 태어난 순간에 고정되고, 그 위에 시간의 층이 겹칩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사주’ 항목은 대운을 10년, 세운을 1년 단위로 설명합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사주). 10년마다 바뀌는 대운이 배경이라면 세운은 그 위에 얹히는 한 해의 간지이고, 그 아래에 달의 간지와 날의 간지가 있습니다. 층마다 단위가 다를 뿐 읽는 방식은 같아서, 바깥에서 들어온 간지를 내 여덟 글자에 대어 보는 것입니다. 10년 단위의 배경은 대운이 10년마다 바뀌는 계산에서, 하루 단위의 읽기는 하루 일진을 읽는 순서에서 이어 볼 수 있습니다.

그해의 간지는 60갑자의 순서대로 돌아가며 누구에게나 똑같습니다. 갑자에서 시작해 예순한 번째에 다시 갑자로 돌아오는 순환입니다. 한국천문연구원의 음양력 변환에서 일진을 이어 조회하면 갑자, 을축, 병인으로 이어지다 60일 뒤에 다시 갑자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고, 연도의 간지도 같은 순서로 한 해에 한 칸씩 나아갑니다(한국천문연구원 음양력 변환). 달라지는 쪽은 간지가 아니라 그 간지를 맞대는 내 일간과 원국입니다. 같은 천간이 일간에 따라 다른 십성 이름을 받는다는 것이 세운 읽기의 핵심입니다.

해가 바뀌는 날은 설날이 아니라 입춘이다

사주에서 해의 경계는 양력 1월 1일도, 음력 설날도 아닙니다. 백과의 ‘사주’ 항목은 연주를 입춘 기준으로 잡는다고 설명하고, 설을 쇠었더라도 입춘 전에 태어났다면 묵은해의 간지를 쓴다고 풀이합니다. 세운도 같은 경계를 씁니다. 입춘은 24절기의 첫째이고 양력 2월 4일 무렵, 태양 황경 315도에 이르는 때입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절기).

가장 자주 틀리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한국천문연구원의 음양력 변환은 날짜마다 세차, 곧 그해의 간지를 함께 보여 주는데, 이 값은 음력 설을 기준으로 바뀝니다(한국천문연구원 음양력 변환). 사주의 연주는 입춘 기준이므로, 입춘과 설 사이 보름 안팎에는 두 값이 서로 다릅니다. 그 기간에 걸린 날짜는 변환 결과의 세차를 그대로 가져오지 말고 입춘과 대조해야 합니다.

경계는 날짜가 아니라 시각입니다. 입춘이 든 날에 태어났다면 그날의 절입 시각 앞이냐 뒤냐에 따라 앞 해와 새해가 갈립니다. 1월 1일부터 입춘 전까지의 날짜가 앞 해의 간지를 쓰는 것도 같은 규칙입니다.

연도만 알면 간지를 찾을 수 있다

해의 간지는 계산으로도 찾습니다. 서기 연도의 끝자리가 천간을 정합니다. 끝자리 4는 갑, 5는 을, 6은 병, 7은 정, 8은 무, 9는 기, 0은 경, 1은 신, 2는 임, 3은 계입니다. 지지는 연도에서 4를 뺀 수를 12로 나눈 나머지로 정합니다. 나머지 0은 자, 1은 축, 2는 인, 3은 묘, 4는 진, 5는 사, 6은 오, 7은 미, 8은 신, 9는 유, 10은 술, 11은 해입니다. 이 값은 입춘 이후의 날짜에 해당합니다. 계산 예를 하나 들면, 2031년은 끝자리 1이라 천간이 신이고 2027을 12로 나눈 나머지가 11이라 지지가 해이므로 신해입니다.

이 규칙으로 2027년부터 2036년까지를 적으면 정미, 무신, 기유, 경술, 신해, 임자, 계축, 갑인, 을묘, 병진 순서입니다. 열 해 모두 한국천문연구원 음양력 변환에서 각 해 6월 1일의 세차를 조회해 같은 값임을 확인했습니다. 6월 1일은 입춘과 설을 모두 지난 뒤라 연주와 세차가 같아지는 날입니다.

2027년부터 2036년까지 열 해의 간지를 다섯 해씩 두 묶음으로 나란히 적은 표
열 해치 세운 간지표. 한국천문연구원 음양력 변환의 6월 1일 세차와 맞춰 확인한 값입니다.

천간은 일간에 대어 십성 이름을 붙인다

읽는 순서는 네 걸음입니다. 그해의 간지를 정하고, 천간을 일간에 대어 십성 이름을 붙이고, 지지를 원국의 지지와 맞대 합과 충을 보고, 마지막으로 그 결과를 대운 위에 겹쳐 과제 문장으로 옮깁니다. 여기서는 두 번째 걸음부터 봅니다.

일간과 그해 천간의 관계는 두 가지만 따지면 됩니다. 하나는 오행 관계로, 비겁·식상·재성·관성·인성의 다섯 갈래를 정합니다. 다른 하나는 음양이 같은지 다른지로, 각 갈래 안의 두 이름 중 하나를 고릅니다. 어떤 해의 천간이 병(丙)이라고 해 보겠습니다. 갑목 일간에게 병은 목이 생하는 화이고 음양이 같으므로 식신입니다. 신금 일간에게 병은 금을 극하는 화이고 음양이 다르므로 정관입니다. 같은 병이 한쪽에는 식신, 다른 쪽에는 정관이라는 이름표로 붙습니다.

십성 이름을 점수로 바꾸지 않는 것이 이 단계의 요령입니다. 십성은 좋고 나쁨의 등급이 아니라 그해에 어떤 종류의 일이 앞에 놓이는가를 가리키는 분류입니다. 이 글은 비겁을 경쟁과 협력, 식상을 표현과 산출, 재성을 자원과 활동 범위, 관성을 책임과 규율, 인성을 배움과 기댐으로 옮겨 읽습니다. 이 번역어는 고전의 문장이 아니라 이 글이 쓰는 읽기 방식입니다. 같은 식상이라도 식신과 상관은 음양이 달라 결이 다르므로 이름 하나까지 정확히 붙인 뒤에 문장으로 옮깁니다.

지지는 원국의 지지와 합충으로 만난다

천간 다음은 지지입니다. 그해의 지지가 원국의 네 지지와 합을 이루는지, 충을 이루는지를 봅니다. 어떤 해의 지지가 오(午)라면 자(子)와는 정면으로 부딪히는 충이고, 미(未)와는 육합이며, 인(寅)과 술(戌)을 만나면 삼합의 재료가 됩니다(한국민속대백과사전 궁합). 합과 충이 왜 그런 짝으로 정해졌는지는 육합과 육충이 짝지어지는 원리를 보면 이어집니다. 충이 어느 자리에 걸리는지도 중요합니다. 일지는 태어난 날의 지지로 일간 바로 아래에 붙은 자리여서, 그해의 지지가 일지와 충을 이루면 가장 가까운 자리가 흔들리는 해로 읽고 먼저 확인합니다.

삼합에는 조건이 하나 더 붙습니다. 『삼명통회』는 세 글자 가운데 하나가 빠지면 국을 이루지 못하니 삼합으로 국을 논할 수 없다고 적습니다(『삼명통회』 권2 지지의 삼합). 원국에 인과 술 가운데 하나만 있는 사주에 오의 해가 왔다면 삼합이 이루어졌다고 읽지 않고 두 글자가 맞닿았다고 읽습니다. 세운이 마지막 한 글자를 채워 셋이 갖춰질 때 비로소 삼합이 성립합니다. 읽을 때는 일지와 월지처럼 일간에 가까운 자리부터 그해의 지지를 대 갑니다.

그해의 간지 두 글자가 천간과 지지로 갈라져 천간은 일간에, 지지는 원국의 지지에 붙고 두 결과를 대운 위에 겹쳐 과제 문장으로 옮기는 흐름 도해
한 해의 간지가 갈라지는 길. 천간은 일간에, 지지는 원국의 지지에 맞대고 두 결과를 겹칩니다.

한 달 단위로 내려가면 월운이 된다

월운은 같은 방식을 달의 간지에 적용한 것입니다. 달의 간지도 절기를 기준으로 바뀌므로 양력 1일이 아니라 절입일에 갈립니다. 월을 절기가 시작되는 때로 잡는 것은 사주 항목이 연주와 월주를 세우는 규칙과 같습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사주). 입춘에 인월, 곧 정월이 시작되므로 양력 2월 초의 입춘 전까지는 아직 앞 달에 속합니다. 달력의 달을 그대로 쓰면 며칠씩 어긋나므로, 월초와 월말에 걸친 날짜는 절입일부터 확인합니다.

읽는 순서는 세운과 같습니다. 달의 천간을 일간에 대어 십성 이름을 붙이고, 지지를 원국에 맞댑니다. 다만 월운은 세운이라는 한 해의 틀 안에 놓이므로, 세운의 방향을 먼저 정한 뒤 그 달이 방향을 거드는지 어긋나게 하는지를 보는 순서가 자연스럽습니다. 가장 작은 층인 일진은 하루 단위이고, 60일 주기로 돕니다.

가상의 신금 일간에게 임자의 해가 오면

간지만 정해 둔 가상의 명식으로 따라가 봅니다. 생년월일은 붙이지 않았고, 일간은 신금(辛金)입니다.

연주월주일주시주
갑신(甲申)무진(戊辰)신유(辛酉)기해(己亥)

해를 대기 전에 원국의 바탕을 한 줄로 확인합니다. 월지 진은 토이고 토는 금을 생하므로 신금은 흙의 도움을 받는 바탕이며, 연지 신과 일지 유가 모두 금이어서 같은 오행의 뿌리도 갖췄습니다.

이 명식에 간지가 임자(壬子)인 해가 온다고 가정하고 네 걸음을 차례로 밟습니다. 첫 걸음은 이미 끝났습니다. 그해의 간지는 임자이고 천간은 임, 지지는 자입니다.

둘째 걸음은 천간 대조입니다. 신금은 수를 생합니다. 내가 생하는 오행이고 신은 음, 임은 양으로 음양이 다르므로 상관입니다. 셋째 걸음은 지지 대조입니다. 원국에는 신(申)과 진(辰)이 있습니다. 자(子)가 들어오면 신·자·진 세 글자가 갖춰져 삼합(申子辰)이 성립합니다. 육합·충·삼합 가운데 걸리는 것은 이 삼합 하나입니다.

넷째 걸음은 번역입니다. 천간의 상관은 내 기운이 밖으로 나가는 쪽을 가리키는 이름이고, 지지의 삼합은 물의 기운이 한곳에 모이는 짜임입니다. 두 층이 같은 방향, 곧 내 쪽에서 무언가를 내놓는 흐름을 가리킵니다. 과제 문장으로 옮기면 표현하고 결과물을 내놓는 일이 앞에 놓이는 해이고, 흐름이 한꺼번에 몰리는 때이므로 벌여 둔 일을 마감까지 끌고 갈 장치를 먼저 마련한다 정도가 됩니다. 이 문장 위에 그 해 아래 깔린 대운의 방향을 겹쳐 보아 어느 쪽이 거들고 어느 쪽이 어긋나는지를 확인하면 한 해의 읽기가 닫힙니다.

같은 임자의 해라도 일간이 갑목이면 결과가 전혀 다릅니다. 임은 갑을 생하는 수이고 음양이 같으므로 편인이 되어, 안으로 받아들이고 쌓는 쪽의 과제가 나옵니다. 세운은 예언이 아니라 같은 간지를 서로 다른 일간에 대어 보는 계산이라는 점이 이 대비에서 드러납니다. 그래서 신문이나 방송에서 본 한 줄 풀이를 내 것으로 옮기기 전에, 풀이가 어느 일간을 기준으로 쓰였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조성환 — 서울에서 태어난 산업디자이너로, 점술을 운영·편집합니다. 사주·명리 개념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민속대백과사전, 한국천문연구원 자료 같은 공개 출처와 대조해 정리합니다. 입춘 경계와 세차 값의 차이는 2026년 10월에 한국천문연구원 음양력 변환으로 날짜를 바꿔 가며 조회해 확인했고, 열 해치 간지표는 각 해 6월 1일의 세차와 하나씩 맞춰 보았습니다. 틀린 곳이나 궁금한 점은 4ddesigner@naver.com 으로 알려 주세요.

COPYRIGHTⓒSHCO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