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명통회』는 갑자에서 시작하는 열 칸이 유(酉)에서 끝나 술(戌)과 해(亥)가 남는다고 적습니다. 이 셈이 공망 찾는 법의 출발점이고, 근거는 『삼명통회』 논공망 대목입니다. 원문이 앞에 세우는 것은 길흉의 판정이 아니라 이 셈이고, 셈을 마친 뒤에 내 명식의 어느 기둥과 어느 운에 그 두 글자가 앉는지를 읽는 순서가 이어집니다.
열 칸을 세고 나면 지지 두 글자가 남는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육십갑자를 천간 열 글자와 지지 열두 글자를 차례로 배합해 예순 가지로 늘어놓은 것이라 풀이합니다. 갑자에서 열 칸을 세면 갑자, 을축, 병인, 정묘, 무진, 기사, 경오, 신미, 임신, 계유입니다. 천간은 열 글자라 여기서 한 바퀴를 마치지만 지지는 열두 글자라서 술과 해가 짝을 얻지 못하고 남습니다. 이렇게 열 칸씩 끊은 묶음을 순(旬)이라 하고, 순마다 남는 지지 두 글자를 공망이라 부릅니다.
『삼명통회』 논공망 대목은 자리는 있는데 록(祿)이 없는 것을 공, 지지는 있는데 천간이 없는 것을 망이라 풀이한 뒤, 공이면서 실이 있고 망이면서 남는 것이 있어 곧바로 흉으로 논할 수 없다고 잇습니다. 낱말의 뜻을 푸는 첫 문장부터 판결이 아니라 비어 있는 자리의 설명이라는 점을 기억해 두면 뒤의 읽기가 달라집니다.
일주 하나로 내가 속한 순을 고른다
육십갑자는 열 칸씩 여섯 순으로 나뉘고 순의 머리는 모두 갑으로 시작합니다. 일주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사주 항목이 말하듯 만세력의 일진을 그대로 쓰기 때문에, 이 글의 셈은 일주 기준이고 내 일주만 알면 어느 순인지 정해집니다. 나머지 다섯 순도 열 칸씩 이어 세면 되고, 남는 글자는 갑술순이 신과 유, 갑신순이 오와 미, 갑오순이 진과 사, 갑진순이 인과 묘, 갑인순이 자와 축입니다. 여섯 순을 한 장에 모으면 아래와 같습니다.

일간에서 갑까지 거꾸로 세는 셈
표를 보지 않고도 찾을 수 있습니다. 일주의 천간이 갑이면 그 일주가 순의 머리입니다. 을이면 한 칸, 병이면 두 칸 거꾸로 세어 갑이 나오는 자리가 머리입니다. 병인은 두 칸 거꾸로 가면 갑자이므로 갑자순이고 공망은 술과 해입니다. 이 글의 셈에는 일주만 쓰고 연주, 월주, 시주는 쓰지 않습니다. 『삼명통회』 논공망에 생일이 속한 순 안의 공망이라는 표현이 있어 그 방식을 따랐지만, 같은 대목에는 태어난 해의 순으로 세는 예도 함께 실려 있어 그 갈림은 아래 세 곳 가운데 첫째로 다시 짚습니다. 일주를 틀리게 세우면 순부터 어긋나므로 의심이 들면 여덟 글자를 검산하는 여섯 단계로 먼저 확인합니다.
공망 글자가 원국의 어느 기둥에 있는지 본다
이제 두 글자를 내 여덟 글자의 지지에 대 봅니다. 먼저 알아 둘 점은 일주 기준으로 세면 일지가 공망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일주는 그 순을 이루는 열 칸 가운데 하나이므로 일지는 이미 순 안에서 짝을 얻은 지지이고, 남은 두 글자와 겹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글의 셈에서 확인할 자리는 연지, 월지, 시지 셋입니다. 연주의 순으로 세는 쪽에서는 일지도 공망에 걸릴 수 있어, 같은 대목에 일지에 공망이 놓인 경우를 따로 풀이한 문장이 있습니다.
연지, 월지, 시지에 놓인 공망 글자는 『삼명통회』 논둔월시 대목이 네 기둥에 붙인 자리 이름, 곧 부모, 형제, 자신, 자손으로만 부르고, 원문이 기둥마다 붙인 길흉 풀이는 옮기지 않습니다. 세 자리 어디에도 공망 글자가 없으면 원국에는 공망이 없다고 적어 둡니다. 그런 명식에서는 아래 운의 단계가 읽기의 중심이 됩니다.
자료마다 셈이 갈리는 세 곳
첫째는 어느 기둥으로 순을 세느냐입니다. 앞에서 밝힌 대로 이 글은 일주를 따랐지만, 논공망 대목에는 연주의 순으로 세는 예도 있습니다. 갑자년 임술월을 예로 들어 태세와 일이 서로의 공망에 걸리는 경우를 따로 다룬 문장이 그것입니다. 기준 기둥이 다르면 같은 사람의 공망 글자도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공망을 말하는 풀이를 만나면 어느 기둥으로 센 것인지부터 확인합니다.
둘째는 두 글자를 다 쓰는지입니다. 논공망 대목이 소개하는 한 설은 양의 간지에는 양 지지인 술만, 음의 간지에는 음 지지인 해만 쓰고 나머지 한 글자는 쓰지 않는다고 하며, 원문은 이를 양년과 음년으로 나누어 적습니다. 같은 갑자순이라도 갑자, 병인, 무진, 경오, 임신은 술만, 을축, 정묘, 기사, 신미, 계유는 해만 공망으로 보는 셈입니다. 다른 설은 순을 반으로 갈라 갑자에서 무진까지는 술을, 기사에서 계유까지는 해를 공망으로 삼습니다. 이 글은 대목의 첫머리가 말하는 대로 두 글자를 모두 공망으로 표시하고, 한 글자만 쓰는 설이 있다는 점을 표시 옆에 남겨 둡니다.
셋째는 합과 충이 닿으면 공망이 어떻게 되느냐입니다. 같은 대목에는 공망이 있는 곳에 합이 닿으면 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문장이 있습니다. 흉한 글자가 모인 자리를 공망이 풀어 주기를 바랄 때는 합이 오는 것이 마땅치 않고, 복이 모인 자리를 공망이 흩어 버릴까 걱정될 때는 합이 오는 것이 반갑다는 식으로, 같은 합이 놓인 자리에 따라 반대로 읽힙니다. 충은 논충격 대목이 공망이 있는 곳에 다른 자리의 충이 닿으면 화를 깨고 복을 이룬다고 말합니다. 같은 대목에는 원진(元辰)과 공망이 서로 충하는 경우를 나쁘게 본 문장도 있어서, 충이 닿았다는 사실만으로 한쪽을 정할 수 없습니다. 어느 쪽이든 공망 글자는 홀로 판정되지 않고, 곁에서 닿는 글자와 함께 읽는 대상입니다.
운에서 그 두 글자가 들어오는 칸에 표시한다
원국에 공망 글자가 있든 없든 읽기의 절반은 운에서 이어집니다. 대운은 월주에서 한 칸씩 옮겨 가는 줄이고 한 칸이 10년이므로, 이 줄의 지지 가운데 내 공망 두 글자가 나오는 칸에 표시합니다. 두 글자는 언제나 이웃한 지지이고 대운은 칸마다 지지가 하나씩 옮겨 가므로, 줄 안에서 이어진 두 칸, 곧 20년으로 나타납니다. 대운 줄은 열두 지지를 한 바퀴 다 돌기 전에 끝나서 두 글자가 모두 걸릴 수도, 한 글자만 줄 끝에 걸칠 수도, 하나도 걸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운은 해마다 간지가 바뀌니 세운을 읽는 글에서 본 대로 그해의 지지만 따로 떼어 봅니다. 공망 글자는 12년에 한 번씩 각각 돌아오고, 두 글자의 해는 이어서 옵니다.
표시한 칸마다 두 가지를 묻습니다. 그 글자가 원국의 어느 글자와 합, 충, 해로 닿는지, 그리고 원국에 같은 글자가 이미 앉아 있었는지입니다. 『삼명통회』는 명에 공망이 있는 것을 본래 좋지 않다고 하면서도, 운에서 형이나 충이 오면 오히려 허살이 되어 이름을 드러내는 예를 듭니다. 한편 같은 대목은 공망의 성질이 일정하지 않다고 적고, 곁에 어떤 신살이 함께 놓이느냐에 따라 풀이가 달라지는 사례를 줄줄이 늘어놓습니다. 그래서 공망 글자가 오는 해라는 표시는 그 해가 비어 버린다는 판정이 아니라, 평소보다 한 가지 질문을 더 얹어 읽자는 신호로 씁니다.
술과 해가 대운 줄의 어느 칸에 닿는지 짚어 본다
대운의 방향과 대운수부터 가정합니다. 순행이고 대운수는 3이며, 둘 다 이 예를 위해 정한 값입니다. 가상의 예이므로 생년월일은 붙이지 않았습니다. 명식은 연주 경오, 월주 갑신, 일주 병인, 시주 신묘이고, 월주와 시주의 간지는 월두법과 시두법으로 연간과 일간에서 이끌어 냈습니다. 일주 병인은 앞의 셈대로 갑자순이므로 공망은 술과 해입니다. 연지 오, 월지 신, 시지 묘 어디에도 술과 해가 없으니 원국에는 공망 지지가 없고, 일지 인은 일주 기준에서 순 안의 글자라 검사 대상이 아닙니다.
대운은 월주 갑신에서 한 칸씩 순행으로 놓이고, 줄은 3세 을유, 13세 병술, 23세 정해, 33세 무자로 이어집니다.

표시할 칸은 13세와 23세 둘입니다. 병술의 술은 연지 오, 일지 인과 한 명식에 서서 인오술 세 글자가 모두 갖춰지고, 시지 묘와는 육합입니다. 정해의 해는 일지 인과 육합이면서 월지 신과는 육해입니다. 앞에서 본 문장대로 공망에 합이 닿으면 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니 두 칸 모두를 빈 칸이라고 적을 수는 없고, 술의 칸은 합이 닿는 칸, 해의 칸은 합과 해가 한꺼번에 닿는 칸으로 적어 둡니다. 이 가상의 예에서 읽기가 멈추는 곳은 길흉이 아니라 이 표기입니다. 합과 해 가운데 어느 쪽이 앞서는지는 한 줄로 정해지지 않으므로, 그 칸의 일은 기둥별로 따로 짚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비어서 망한다는 말이 원문과 어긋나는 곳
첫 번째 오독은 공망이면 그 자리가 비어 망한다는 읽기입니다. 원문은 공이면서 실이 있고 망이면서 남는 것이 있어 곧바로 흉으로 논할 수 없다고 첫머리에서 선을 긋고, 뒤에서도 합이 닿으면 공이 되지 않는다거나 운에서 충이 오면 오히려 이름이 오르는 경우를 적습니다. 공망은 판정이 아니라 어느 칸에서 한 번 더 따져야 하는지를 알려 주는 표식에 가깝습니다.
두 번째 오독은 공망 해소법으로 메울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논공망 대목은 풀이와 사례를 적을 뿐 색깔이나 물건, 행동으로 공망을 채우는 처방을 두지 않습니다. 이 글도 그런 처방은 쓰지 않습니다. 오행이 모자란 것과 섞어 읽기도 쉬운데, 오행의 부족은 글자 수를 세어 얻는 값이고 공망은 순을 따라 셈해 얻는 값이어서 서로 다른 칸입니다.
세 번째 오독은 날짜의 대공망일과 같은 말로 읽는 것입니다. 우리말샘은 대공망일을 아무 소망도 이루지 못하는 날이라고 풀이합니다. 달력의 날을 가리키는 말이라서, 명식 안에서 짝을 얻지 못한 지지 두 글자를 가리키는 공망과는 대상이 다릅니다. 이름이 비슷해도 하나는 날의 이야기이고 하나는 내 여덟 글자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