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자식 사주 궁합은 두 사람의 사주를 나란히 놓고 맞춰 보는 일일까요, 아니면 한 사람의 사주 안에서 가족이 앉은 자리를 찾는 일일까요? 옛 문헌의 구조를 따라가 보면 답은 둘 다이고, 두 방식은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합니다.
연애나 결혼 궁합과 달리 가족 사이의 궁합은 서로 고른 관계가 아니라 이미 주어진 관계 위에서 읽습니다. 그래서 읽는 순서를 잘못 잡으면 같은 명식이 정반대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한 사람의 명식 안에 앉은 부모와 자녀
가족 관계는 먼저 한 명식 안에서 일간을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연해자평』 육친총편은 일간을 기준으로 정인을 어머니, 편인을 편모와 조부, 편재를 아버지로 둡니다. 부모를 인성 하나로 뭉뚱그려 말하는 경우가 많지만 원문에서 아버지는 재성 자리에 앉습니다.
아이의 명식에서 부모 자리
아이의 명식에서 어머니는 정인, 아버지는 편재로 읽는 것이 이 책의 배당입니다. 인성이 나를 낳아 기르는 힘이라는 설명은 어머니의 자리에는 맞지만 아버지에게는 그대로 쓸 수 없습니다. 재성은 일간이 극하는 오행이라, 아버지 자리는 인성처럼 일방적으로 받는 관계로 읽히지 않습니다.
부모의 명식에서 자녀 자리
부모의 명식에서는 성별에 따라 자리가 갈립니다. 같은 책은 남자의 명식에서 일간을 극하는 칠살을 아들, 정관을 딸로 두고, 여자의 명식에서는 일간이 낳는 식신을 아들, 상관을 딸로 둡니다. 남자는 극하는 글자를, 여자는 낳는 글자를 자식으로 본다(男取剋干爲嗣 女取干生爲子)는 구절이 근거입니다. 그러므로 부모 기준으로 자녀는 식상이라는 설명은 여자의 명식에만 해당합니다. 이 구분은 옛 문헌의 배당이어서, 지금의 가족에 그대로 얹기보다 전통 해석이 이렇게 갈렸다는 기록으로 읽는 편이 맞습니다.
기둥마다 맡은 가족의 자리
네 기둥에도 가족의 자리가 배당되어 있습니다. 『연해자평』은 연을 조상, 월을 부모와 백숙과 형제의 문호, 일을 처첩과 자기 자신의 자리로 보고, 상해정진론에서 시를 자식의 자리로 둡니다(以時爲子息). 부모 자식 궁합에서 중요한 것은 이 배당이 마주 보는 짝을 만든다는 점입니다. 아이의 명식에서 월주는 부모의 자리이고, 부모의 명식에서 시주는 자식의 자리입니다. 두 기둥은 서로 상대 명식 속의 자기 자리를 가리킵니다. 연주는 조상의 자리라서 아이의 연주에는 부모보다 위 세대가 앉아 있고, 이 층을 섞어 읽으면 해석이 세대 단위로 어긋납니다.
월주 한 기둥에는 부모만이 아니라 백숙과 형제의 자리까지 함께 섞여 있으므로, 월주에서 읽은 것을 곧바로 부모 한 사람의 이야기로 옮기면 범위를 넘습니다. 부모가 자신의 태어난 시각을 모르면 시주가 비어 자식 자리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도 이 배당에서 나옵니다. 시각이 왜 필요한지는 태어난 시각의 중요성에서 따로 다룹니다.
부모가 던질 만한 다섯 가지 물음
엄마와 아들의 궁합이 나쁘다는 말을 들었는데, 사이가 나쁘다는 뜻인가요?
그렇게 읽을 근거는 없습니다. 전통 궁합은 길흉을 헤아리는 풍속이지만, 그 판정이 실제 두 사람의 사이를 말해 준다는 근거는 이 글이 대조한 자료에 없습니다. 무엇을 보고 그렇게 말했는지, 띠를 본 것인지 오행을 본 것인지부터 되물어야 합니다. 띠로 본 궁합과 오행으로 본 궁합은 서로 다른 점검이어서, 한쪽에서 어긋났다는 말이 다른 쪽의 결과까지 알려 주지는 않습니다.
부모와 아이의 일간 오행이 같으면 잘 맞는다는 뜻인가요?
오행이 같다는 것은 서로를 비견이나 겁재로 부른다는 뜻입니다. 글자가 같으면 비견, 음양만 다르면 겁재입니다. 닮았다는 인상을 설명하는 비유로 쓸 수는 있어도 사이가 좋다는 근거는 아닙니다.
아이와 지지가 충하면 따로 살아야 하나요?
충은 두 지지가 정면으로 마주 보는 위치라는 표시입니다. 민속 궁합은 육충을 서로 만나면 나쁘다고 꺼리는 관계로 소개하지만, 이 글이 대조한 자료에서 충이 있는 가족의 거주를 정하는 규칙은 찾지 못했습니다. 육충은 자오, 축미, 인신, 묘유, 진술, 사해 여섯 쌍이고, 이 목록이 소개되는 자리도 혼인 궁합입니다.
아이가 태어난 시각을 정확히 모르면 궁합을 못 보나요?
세 기둥만으로도 읽을 수는 있습니다. 다만 아이의 시주가 비면 아이 쪽의 시지 합충을 확인하지 못하고, 부모의 시주가 비면 부모 명식에서 자녀 자리를 읽지 못합니다. 마주 보는 짝의 한쪽이 비는 셈이라 그 부분의 해석은 접어 두는 것이 맞습니다.
형제 중 한 아이만 부모와 맞지 않는다고 나오면요?
형제도 각자 다른 명식이라 부모의 명식과 맞대면 결과가 서로 다르게 나옵니다. 월주에 섞인 형제 자리도 아이마다 다르게 읽히니, 부모 쪽 해석을 한 아이에게 몰아 붙이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한 아이의 결과를 다른 형제에게 옮겨 읽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

두 명식을 겹쳐 놓으면 보이는 것
가상의 예로 아이의 월주를 병인(丙寅), 어머니의 시주를 무신(戊申)으로 놓겠습니다. 어머니의 일주는 정묘(丁卯), 아이의 일주는 갑자(甲子), 아버지의 일주는 경신(庚申)입니다. 어머니 일간이 정이라 신시의 시주는 대백과사전 사주 항목의 시두법 표에 따라 무신이 됩니다. 실존 인물이 아니라 읽는 순서를 보이기 위해 만든 조합입니다.
먼저 마주 보는 짝부터 읽습니다. 아이의 월주 지지 인(寅)은 부모의 자리이고 어머니의 시주 지지 신(申)은 자녀의 자리인데, 인신은 육충 여섯 쌍 가운데 하나입니다. 두 지지가 정면으로 마주 보는 위치에 놓였다는 표시일 뿐, 이 충이 누구의 어떤 사정을 말하는지는 이 단계에서 정해지지 않습니다. 어머니의 월주는 어머니의 부모, 곧 아이의 조부모 쪽 자리라서 이 비교에서는 읽지 않습니다. 세대를 섞으면 앞에서 경고한 대로 해석이 세대 단위로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층이 일간과 일지입니다. 일간끼리는 아이의 갑목이 어머니의 정화를 낳는 관계입니다. 어머니 명식에서 갑은 정인 자리의 글자이고, 아이 명식에서 어머니의 정은 상관 자리의 글자입니다. 이 이름은 앞에서 본 육친 배당과 같은 층이 아닙니다. 육친은 한 명식 안에서 정해지는 자리이고, 일간끼리의 이름은 두 명식을 맞댈 때 생기는 두 번째 비교이므로, 둘을 섞어 어머니가 정인이라고 읽으면 안 됩니다. 아버지의 경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의 갑목을 극하는 글자라서 아이 명식에서는 편관 자리의 글자인데, 육친 배당에서 아버지는 편재입니다. 같은 사람이 두 층에서 서로 다른 이름을 갖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점을 알고 읽어야 합니다.
일지에서는 어머니의 묘(卯)와 아버지의 신(申)이 원진이고, 아이의 자(子)와 아버지의 신(申)은 신자진 삼합의 두 글자입니다. 합과 충과 원진이 한 가족 안에 함께 나오는데, 무엇을 앞세울지는 각 기둥이 육친으로 무엇을 뜻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앞세울 쪽은 마주 보는 기둥의 짝이고, 일지끼리의 관계는 두 번째 층으로 둡니다. 합충의 원리는 궁합의 원리에서, 일주끼리 맞대는 방식은 일간과 일지를 나란히 놓고 읽는 글에서 이어집니다.
원진과 육충의 목록을 소개하는 국립민속박물관 궁합 항목의 자리는 혼인 궁합입니다. 부모 자식에게 같은 목록을 쓰는 것은 확장해서 읽는 것이라, 이 글은 나온 관계를 나열하되 좋고 나쁨의 이름은 붙이지 않았습니다.
아이를 부모의 기대에 맞춰 읽지 않기
대백과사전의 궁합 항목은 궁합을 혼인할 때 신랑과 신부의 사주를 보아 배우자로서 두 사람의 적격 여부를 점치는 일로 정의하고, 혼인 절차인 납채 과정에서 사주단자를 받은 뒤 본다고 설명합니다. 부모 자식 궁합이라는 말은 그 방식을 가족으로 넓혀 쓴 것이어서, 풀이가 아이를 설명하는 데서 아이를 바로잡는 데로 넘어가는 순간을 가장 조심해야 합니다. 아이의 명식에서 정인이 약하다는 읽기가 어머니가 부족했다는 말로 번지거나, 부모의 식상 자리가 약하다는 읽기가 아이에게 기대를 낮추라는 말로 바뀌는 식입니다.
옛 문헌은 극모(剋母)나 자식을 얻기 어렵다(難爲子息) 같은 단정까지 적었지만, 이 글은 그런 판정을 아이를 대하는 방식의 근거로 쓰지 않고 대화를 시작하는 소재로만 둡니다. 부모의 명식이 아이의 명식과 부딪히는 자리가 있다면, 그 자리는 아이를 고칠 대상이 아니라 부모가 설명을 더 보태야 할 대목으로 읽는 편이 쓸모 있습니다. 성별 배당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옛 문헌은 아들과 딸을 나누는 관념을 그대로 담고 있어서, 그것을 오늘의 아이에게 대입하면 아이가 타고난 조건보다 옛 배당이 먼저 읽힙니다. 이 글은 성별 배당을 전통 해석 칸에 따로 적어 두고 읽기에서 뺍니다.

가족 명식을 놓고 읽는 순서
위에서 본 내용을 읽는 순서로 다시 놓으면 다섯 단계가 됩니다.
- 기준 명식을 정합니다. 누구의 일간을 기준으로 읽는지 먼저 적어 두면, 같은 관계가 어머니에게는 정인, 아이에게는 상관처럼 다른 이름으로 나와도 헷갈리지 않습니다.
- 각자의 명식 안에서 가족 자리를 찾습니다. 아이 명식에서는 월주와 정인, 편재를 보고 부모 명식에서는 시주와 성별에 따른 자녀 배당을 확인합니다.
- 마주 보는 기둥의 지지부터 맞댑니다. 아이의 월주와 부모의 시주를 먼저 보고 합·충·원진은 나온 대로 적되 좋고 나쁨은 붙이지 않으며, 부모가 둘이면 각각 따로 맞대고 부부 사이는 따로 적습니다.
- 두 번째 층에서 일간 오행 관계를 맞댑니다. 낳는지, 극하는지, 같은지를 정해 이름은 두 방향으로 적고, 일지끼리의 관계도 이 층에 둡니다.
- 비어 있거나 학설이 갈리는 칸을 표시합니다. 시각을 모르는 기둥과 성별 배당은 읽기에서 빼고 따로 적어 둡니다.